유달산, 태산, 그리고 무릉도원

 

목포문화관광해설사 박 영 안

 

 

 

유월(6월)들어 시내 한 복판은 벌써 훅훅 한여름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60이 넘어 보이는- 아직은 장년티가 나는 남자 한분이 불쑥 한 마디 하십니다.

“유달산이 천하의 명산이야!”

내가 짐짓 물었습니다.

“명산이야, 명산”하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선생님처럼 “천하의 명산”이라 하는 이는 저로서는 처음 뵙습니다.

어째서 그렇지요?

그러자 그 분은 빙긋 웃으며 ,

“그야, 유달산이 하늘 아래 있고 수 많은 이가 찾고 알려졌으니 천하의 명산 아닙니까?”하고 싱거운 소리를 하십니다.

듣고 보니 그럴 듯합니다.

명산(名山)이란 영어로는 noted mountain- “이름난 산”을 말 합니다.

영암의 월출산

광주의 무등산

제주의 한라산도 역시 소위 말하는 명산이 틀림없습니다.

그 지방의 명산이며 제주의 한라산은 전 국민이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럼 유달산은 어떠합니까?

어린이들은 몰라도 전 국민이 압니다.

유달산의 딸 난영이가- 최초의 일등 국민가수가 이쁜 목소리로 열심히 일려 더욱이나 확실히 뼈저리게 압니다.

월출산, 무등산은 산악인이나 그 지역의 사람만 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유달산은 높지 않습니다.

어떤 서양인이 말했듯이 “hill{언덕)”에 불과 합니다.

그런데도, 찾는 이 모두가 좋아하고, 자주 찾습니다.

산 밑에 사는 목포사람 중엔 매일 오르는 이도 많습니다.

월출산을 삼백번인가를 오르셨다는 70넘은 원로 산악인은 그렇다면, 30년만 계산해도 “만번”도 넘게 ?!..우와~~~

다시 한번, 다른 산과 유달산을 비교하여 생각 해 보도록 하지요.~~~

 

조각공원 

낙조대 


중국의 태산(泰山)과 비교하면, 태산 역시 천하의 명산이지요.

중국의 산동성(山東省)태안(泰安)의 북쪽 오악(五嶽)중 하나이며, 예로부터 천자(天子)가 제후(諸侯)를 이곳에 모아 놓고, 때때로 봉선(封禪)을 행 한 도교(道敎)의 영지(靈地)랍니다.

해발 1,535m.

저도 언젠가 배낭여행으로 가고 싶은 곳 중 한 곳입니다.

이 태산에 얽힌 어휘, 속담도 많습니다.

泰자 자체가 太자와 엇 바꿔 쓰이는데, “크고, 넉넉하고, 편안하고, 너그러이 포용함을 나타냅니다.

태산 관련 어휘 중 저로서는,

태산불양토양(泰山不讓土壤)에 주목합니다.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도령이 넓어 많은 것을 포용(包容)함”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제 할아버지를 품어 주셨고 저를 낳아 주신 어머니를 잉태한 유달산 역시 중국의 태산만큼이나 의미있는 산입니다. 목포사람 외에도 그 동안 오간 수많은 사람의 사연을 잉태한, 어린이는 몰라도 삶에 찌들은 전 국민의 마음의 산이지요.

물 건너 영암은 물론 그 뒤로 보이는 해남 그리고 진도, 저 다리 넘어 신안, 목포가 야금야금 잡아먹고 몸집을 키운 무안-모두들 모여와 살을 비비며 새끼 낳고 살았습니다. 소금 내려고 시금치 캐려고 홍어 잡으려고 섬에 가서 빨리 돌아오지 못 하면 하숙집에 맡기거나 자취를 시켰습니다.

유달산은 원래는 바위산인데, 바위구석구석에 팔도에서 묻혀 들어온 힌줌의 흙과 멀리는 중국에서 날아든 황사까지도...

그리고 잠시 살다간 일인(日人)들의 시신 까지도..

유달산은 품어 안고 있습니다.

맨손으로 상륙하여, 한때, 황해도와 전라도의 “억”소리 날 만큼의 옥답을 여러 편법을 동원하여, 어거지로 사들여, 대지주로 군림했던 일인들이 다시 본래의 섬으로 쫓겨 들어가고 일부는 한줌의 재가 되어 유달산의 북편 어느 바위밑에 칩거한다는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잊어 버리는 기술 또한. 가진 우리 민족은, 그중에서도 가장 그 특성을 잘 나타내는 우리 목포 사람들은, 아예, 그 원수 같았던 일인의 무덤 속이나 옆에서 둥지를 틀고, 알콩달콩 이웃집과 쑥 개떡을 만들어 먹거나 파전에 쌀 막걸리를 들이키면서 목포의 눈물을 맥없이 불러대며 그래도 안식을 찾는다는 겁니다.

유달산은 세상만사가 지겹고 괴로워 사람을 떠나 깊은 산속 을 찾아 나서는 그런 은둔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산입니다.

가끔 그런 사람이 산 정상 어느 바위아래 추운 겨울이 지나고 유골로 발견되기도 하지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유달산은 그런 이에게 살맛을 찾게 해주는 치유의 산인데 그만, 오해하고 성급하게 생을 마감하고 참삶터를 지난겁니다.

유달산은 중국의 태산보다 오히려 낮고 오르는 계단 수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두번 손님들이 물어보셔서 마음먹고 유달산의 계단 수를 직접 답사 하여 세어 본 적이 있습니다. 세 번 씩이나 그려가며 꼼꼼히 작업(?)을 수행했는 데도 우리 선배님들이 어찌나 헛 갈리게 예술적으로 만드셨는 지 계단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지 않는 것이 몇 있어 내나름대로 1111개라 공표 한적이 있었는데 후배 해설사들이 그런줄 알고 있습니다. 신안군이 지역내 섬 수를 1004개로 집계하여 공표한 속마음과 비슷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발 한발 오르면 노적봉 대학루 코스로 한 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손님들의 전언에 의하면 일본의 산은 한국처럼 나지막하고 사람이 깃들어 사는, 사람과 친한 그런 산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 유달산은 밥 먹고 잠간 올라가 호연지기를 키우는 뒷동산 같은 그런 산입니다. 저 또한 연 날리고 숨바꼭질하고 고무줄 새총으로 지금의 서바이벌 놀이를 즐겨하던 정든 바위산이었습니다.

560년 전 안견이 그리고 안평대군이 꿈꾸던, 말 타고 계곡을 지나고 계곡물에 발 담그고 폭포 앞에 땀을 식히는 그런 웅장한 그런 산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유달산엔 세상의 모든 산이 다 들어 있습니다. 세계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 강도 있고 바다도 있고 갯벌도 있고 목탁소리 은은한 절도 많고 점치는 집도 많고 교회도 많습니다. 기차도 있고 뱃고동 소리도 들립니다.

그 무엇보다,

꾸밈없는 사람들의 멋이 있습니다.

그들이 차린 맛이 있습니다.

 

 

참고문헌

 

동아 원색세계대백과사전. 동아출판사 1989

전남의 명산. 전라남도. 2004.

황홀. 그림과 시에 사로잡히다. 임희숙. 2010

posted by 해맑은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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